“이 정도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고 정한 시급이, 한 달 뒤 통장을 확인했을 때 왜 이렇게 적게 남았는지 당황하신 적 있으신가요? 클라이언트가 제시한 금액이 적절한지 판단이 안 되어 일단 수락했다가 후회하신 경험은요?
저도 처음 프리랜서로 전향했을 때 회사원 시절 연봉을 단순히 근무시간으로 나눠서 시급을 정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세금, 4대보험, 퇴직금, 휴가, 장비 비용…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은 시급이었기 때문입니다. 6개월 만에 저축은커녕 마이너스가 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10년간 프리랜서로 일하며 정립한 현실적인 시급 산정 공식과 대부분이 간과하는 숨은 비용들을 낱낱이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오늘 바로 여러분만의 최소 시급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왜 단순히 ‘희망 월급 ÷ 근무시간’은 틀린 계산일까요?
많은 분이 “월 400만원 벌고 싶으니까, 한 달 160시간 일하면 시급 2.5만원이네”라고 계산합니다. 이 공식이 완전히 틀린 이유는 프리랜서에게는 회사가 대신 내주던 비용이 모두 본인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회사원 연봉 5,000만원의 실제 인건비는 약 6,500만원입니다. 4대보험 회사 부담분, 퇴직금 적립, 복리후생비가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프리랜서가 같은 수준의 생활을 유지하려면 이 모든 것을 스스로 충당해야 합니다. 단순 계산 시급의 최소 1.5배~2배가 실제 필요 시급입니다.
숨은 비용 첫 번째: 세금과 보험료는 얼마나 빠져나갈까요?
종합소득세는 연 소득에 따라 6%~45%까지 누진 적용됩니다. 연 4,000만원 소득 기준 약 15~20%를 예상해야 합니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가 추가되므로 실질 세율은 더 높아집니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을 지역가입자로 납부하면, 회사 분담 없이 전액 본인 부담입니다. 월 소득 400만원 기준 국민연금 약 36만원, 건강보험 약 15만원이 매달 빠져나갑니다. 연간 약 600만원입니다.
- 종합소득세 + 지방소득세: 연 소득의 15~25%
- 국민연금: 소득의 9%
- 건강보험: 소득의 3.5~7% (재산에 따라 변동)
- 고용보험: 선택 가입 시 소득의 2.25%
숨은 비용 두 번째: 회사가 제공하던 것들의 실제 가치는?
회사원일 때 당연하게 누리던 것들을 금액으로 환산해 보면 놀랍습니다. 유급휴가는 연 15일 기준, 일당 20만원으로 계산하면 연 300만원의 가치입니다. 프리랜서는 쉬면 수입이 0원입니다.
퇴직금은 연봉의 8.3%에 해당합니다. 연 5,000만원 기준 약 415만원을 별도로 적립해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장비와 소프트웨어도 직접 구매해야 합니다. 노트북 3년 교체 주기로 180만원, 소프트웨어 구독료 연 50~100만원, 통신비 연 60만원 이상이 필요합니다.
이것만 합쳐도 연간 최소 800만원~1,000만원의 숨은 비용이 발생합니다. 월 기준 70~85만원을 추가로 벌어야 회사원과 동등한 조건이 됩니다.
숨은 비용 세 번째: 시간의 함정 – 실제 청구 가능 시간은 얼마일까요?
하루 8시간, 주 5일을 온전히 청구 가능한 업무에 쓸 수 있을까요? 현실은 다릅니다. 영업과 미팅, 계약서 작성, 견적서 발송, 세금계산서 발행, 입금 확인 등 비용을 청구할 수 없는 행정 업무가 반드시 발생합니다.
제 경험상 실제 청구 가능 시간은 전체 근무시간의 60~70%입니다. 월 160시간 일해도 청구 가능한 시간은 100~112시간이라는 뜻입니다. 시급 계산 시 이 현실을 반영해야 합니다.
또한 프로젝트 사이의 공백 기간도 고려해야 합니다. 연간 평균 가동률 80%를 목표로 잡아도, 실제로는 그 이하인 경우가 많습니다. 12개월 중 9~10개월만 프로젝트가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현실적인 시급 산정 공식: 단계별로 계산해 봅시다
지금부터 실제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목표 순수입(생활비 + 저축)이 월 350만원이라고 가정합니다.
1단계: 세금과 보험료 역산
순수입 350만원을 위해 세전 소득은 약 470만원이 필요합니다 (세금 20%, 보험료 12% 가정).
2단계: 숨은 비용 추가
퇴직금 적립 39만원, 휴가 적립 25만원, 장비/소프트웨어 감가 8만원, 비상금 적립 20만원. 총 92만원 추가하여 월 562만원이 필요합니다.
3단계: 실제 청구 가능 시간 계산
월 160시간 × 가동률 80% × 청구 가능 비율 65% = 약 83시간
4단계: 최종 시급 산출
562만원 ÷ 83시간 = 약 67,700원
핵심 공식: 최소 시급 = (목표 순수입 × 1.35 + 월 숨은 비용) ÷ (월 근무시간 × 가동률 × 청구 가능 비율)
전문가만 아는 시급 협상과 산정 노하우
대부분 모르는 사실 1: 프로젝트 단가를 시급으로 역산해 보면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 200만원”이라고 하면, 예상 소요시간으로 나눠보세요. 계산된 시급이 최소 시급 이하라면 협상하거나 거절해야 합니다.
대부분 모르는 사실 2: 급한 프로젝트에는 러시 요금 30~50%를 추가하는 것이 업계 관행입니다. 본인의 일정을 희생하는 것에 대한 합당한 대가이며, 대부분의 클라이언트가 이해합니다.
대부분 모르는 사실 3: 수정 횟수를 계약서에 명시하세요. “수정 2회 포함, 추가 수정 시 회당 OO만원” 조항 하나가 수십 시간의 무급 노동을 방지합니다.
대부분 모르는 사실 4: 연 1회는 시급을 재검토하고 최소 5~10% 인상을 고려하세요. 물가 상승률과 경력 축적을 반영하지 않으면 실질 소득이 감소합니다.
프리랜서 시급 산정 시 흔히 하는 실수 TOP 3
실수 1: 회사원 연봉을 기준으로 삼는 것
결과: 세금, 보험, 퇴직금, 휴가 비용이 모두 본인 부담이 되어 실질 소득이 30~40% 감소합니다.
예방법: 회사원 연봉의 최소 1.5배를 목표 연간 매출로 설정하세요.
실수 2: 모든 시간을 청구 가능하다고 가정하는 것
결과: 영업, 행정, 학습 시간을 고려하지 않아 예상보다 훨씬 적게 법니다.
예방법: 전체 근무시간의 60~70%만 청구 가능 시간으로 계산하세요.
실수 3: 처음 정한 시급을 계속 유지하는 것
결과: 경력이 쌓여도 수입이 정체되고, 물가 상승으로 실질 구매력이 떨어집니다.
예방법: 매년 시급을 재검토하고, 신규 클라이언트부터 인상된 단가를 적용하세요.
주의: 낮은 시급으로 시작하면 해당 클라이언트의 단가를 올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처음부터 적정 시급을 받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합니다.
결론: 오늘부터 시작하는 시급 재설계
핵심 요약 3줄:
- 프리랜서 시급은 희망 수입이 아닌, 숨은 비용을 모두 포함한 역산 방식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 세금, 보험, 퇴직금, 휴가, 장비 비용과 실제 청구 가능 시간을 반드시 고려하세요.
- 계산된 최소 시급 이하의 프로젝트는 과감히 거절하거나 협상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프리랜서 생활의 핵심입니다.
오늘 당장 해볼 것: 이 글에 나온 공식으로 본인의 최소 시급을 계산해 보세요.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시급을 역산해서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차이가 앞으로의 협상 방향을 알려줄 것입니다.
시급 산정에 익숙해지셨다면, 다음 단계로 프로젝트 단위 견적 작성법과 장기 계약 조건 협상법을 학습하시길 권장합니다. 시급은 기초이고, 프로젝트 전체를 설계하는 능력이 수입을 결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