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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빠져나가는 구독료, 혹시 같은 기능에 두 번 내고 있진 않나요?
팀에서 사용하는 SaaS 도구를 한번 세어 보세요. Slack, Notion, Asana, Trello, Monday… 어느 순간 비슷한 기능을 가진 도구가 세 개, 네 개씩 쌓여 있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Gartner 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사용하는 SaaS 중 평균 25~30%가 기능이 중복되거나 거의 활용되지 않는 상태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걸 알면서도 어디서부터 정리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점이죠.
이 글은 구독 중인 SaaS 도구의 기능 겹침을 체계적으로 진단하는 실전 체크리스트를 제공합니다. 끝까지 읽으면 중복 기능을 스스로 식별하고, 어떤 도구를 남기고 어떤 도구를 해지할지 판단하는 기준을 갖게 됩니다. 비용 분석이나 부서별 지출 파악은 관련 글에서 자세히 다루니 여기서는 ‘기능 겹침 진단’에만 집중하겠습니다.
왜 SaaS 기능 중복은 자연스럽게 발생하는가
도구가 늘어나는 구조적 원인
SaaS 중복은 누군가의 실수가 아닙니다. 각 부서가 자기 업무에 최적화된 도구를 개별적으로 도입하면서 생기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마케팅팀은 HubSpot을, 영업팀은 Salesforce를, CS팀은 Zendesk를 쓰는데 세 도구 모두 이메일 자동화 기능을 갖추고 있죠.
SaaS(Software as a Service)의 특성상 각 플랫폼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장합니다. 프로젝트 관리 도구에 문서 편집 기능이 붙고, 메신저에 화상회의가 추가되는 식이에요. 실제 적용 사례를 살펴보면 20인 규모 스타트업이 도구 현황을 조사했더니 파일 공유 기능만 Google Drive, Dropbox, Notion, Slack 네 곳에서 중복 제공되고 있었다는 사례가 흔합니다.
눈에 안 보이는 비용 누수
기능 중복의 진짜 문제는 단순 구독료만이 아닙니다. 팀원들이 같은 정보를 여러 도구에 이중 입력하면서 낭비되는 시간, 데이터가 분산되면서 발생하는 의사결정 지연까지 포함하면 실질 비용은 구독료의 2~3배에 달합니다.
SaaS 중복 기능 진단 체크리스트: 겹침을 찾아내는 5단계
1단계: 전사 도구 인벤토리 작성
가장 먼저 할 일은 조직에서 사용하는 모든 SaaS를 한 장의 스프레드시트에 정리하는 겁니다. 도구명, 월 비용, 사용 부서, 핵심 사용 기능을 기록하세요. 이때 개인이 결제한 도구까지 빠짐없이 포함해야 합니다.
- 도구명과 플랜 등급 — 같은 도구라도 플랜에 따라 제공 기능이 다름
- 월간 활성 사용자 수 — 라이선스는 50개인데 실제 사용자가 12명인 경우가 많음
- 핵심 사용 기능 3가지 — 그 도구를 ‘왜’ 쓰는지 명확히 기록
- 관리 대시보드가 있는 도구는 로그인 빈도 데이터를 함께 추출
2단계: 기능 카테고리별 매핑
인벤토리가 완성되면 기능을 카테고리로 분류합니다. 아래 8가지 카테고리가 중복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영역입니다.
- 프로젝트/태스크 관리
-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채팅, 화상회의)
- 문서 작성 및 공동 편집
- 파일 저장 및 공유
- 이메일 마케팅 및 자동화
- CRM 및 고객 데이터 관리
- 일정 관리 및 캘린더
- 폼/설문 수집
각 SaaS가 어떤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지 체크 표시를 하세요. 한 카테고리에 두 개 이상의 도구가 겹치면 그게 바로 중복 지점입니다. 많은 사람이 처음에는 ‘우리 팀은 중복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매핑을 끝내고 나면 평균 3~5개 카테고리에서 겹침이 발견됩니다.

3단계: 겹치는 도구의 기능 깊이 비교
중복이 확인됐다고 바로 해지하면 안 됩니다. 같은 카테고리라도 기능의 깊이가 다릅니다. Notion의 프로젝트 관리와 Jira의 프로젝트 관리는 완전히 다른 수준이에요. 비교 시 다음 기준을 적용하세요.
- 자동화 지원 여부 — 반복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가
- 외부 연동(API/Webhook) — 다른 도구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가 (API 연동을 통한 자동화 구축은 관련 시리즈 글에서 상세히 다룹니다)
- 권한 및 보안 설정 — 팀 규모에 맞는 접근 제어가 가능한가
- 리포팅/분석 기능의 정교함
기능 깊이 비교표를 만들면 ‘대체 가능한 도구’와 ‘반드시 유지해야 할 도구’가 명확히 구분됩니다.
구독 도구별 기능 겹침 확인할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
비용만 보고 저렴한 쪽을 남기는 함정
월 구독료가 더 싼 도구를 남기는 게 항상 정답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전환 비용(Switching Cost)을 반드시 계산해야 합니다. 기존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팀원 재교육, 워크플로 재설계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절감액보다 클 수 있어요.
실제 적용 사례를 살펴보면, 한 스타트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Asana에서 무료 도구로 전환했다가 팀 생산성이 30% 가까이 떨어져 두 달 만에 복귀한 경우가 있습니다. 도구 유형별 대체 가능 조합에 대해서는 시리즈의 별도 글에서 깊이 있게 정리했으니 참고하세요.
현장 사용자 의견을 무시하는 실수
IT 관리자나 경영진이 탑다운으로 도구를 통폐합하면 십중팔구 반발이 생깁니다. 각 도구의 실제 사용자에게 ‘이 도구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기능 한 가지’를 물어보세요. 그 한 가지 기능이 다른 도구에도 있다면 통합 근거가 되고, 없다면 유지해야 할 이유가 됩니다.
팁: 도구 통합 결정 전에 2주간 ‘시범 중단 기간’을 두세요. 해지 예정 도구의 접근을 제한하고, 실제 업무에 지장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리스크를 크게 줄여줍니다.

진단 결과를 실행으로 옮기는 방법
우선순위 매트릭스 활용
파레토 법칙을 적용하면 효과적입니다. 중복 도구 중 비용이 가장 큰 상위 20%부터 정리하세요. 나머지 80%는 당장 손대지 않아도 됩니다. 아래 2×2 매트릭스로 분류하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 높은 비용 + 낮은 활용도 → 즉시 해지 검토
- 높은 비용 + 높은 활용도 → 플랜 다운그레이드 검토
- 낮은 비용 + 낮은 활용도 → 다음 분기에 재검토
- 낮은 비용 + 높은 활용도 → 유지
분기별 반복 점검 체계 만들기
SaaS 기능 중복 진단은 일회성이 아닙니다. 도구가 계속 추가되고 기능이 업데이트되면서 새로운 겹침이 생기기 때문이에요. NIST의 IT 자산 관리 프레임워크에서도 정기적인 소프트웨어 자산 검토를 권장합니다. 분기에 한 번, 30분만 투자해서 인벤토리를 업데이트하고 신규 도입 도구의 기능 겹침 여부를 확인하세요.
모든 조직에 이 체크리스트가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5인 이하 팀이라면 복잡한 매핑 없이 팀 미팅 한 번으로도 충분하고, 50인 이상이라면 SaaS 관리 전용 도구(Productiv, Zylo 등)를 도입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자동화 도구 비교(Zapier, Make, n8n)는 시리즈 내 별도 글에서 다루고 있으니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정리: 오늘부터 시작하는 SaaS 기능 겹침 확인
핵심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전사 SaaS 인벤토리를 작성하고 8개 기능 카테고리로 매핑하라
- 중복 발견 시 기능 깊이를 비교한 뒤, 전환 비용까지 고려해 판단하라
- 분기별 반복 점검 체계를 만들어 새로운 중복 발생을 예방하라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첫 단계는 간단합니다. 스프레드시트를 하나 열고 팀에서 쓰는 SaaS 도구를 전부 적어 보세요. 그것만으로도 절반은 끝난 겁니다. 비용 절감 효과를 수치로 확인하고 싶다면 시리즈의 비용 분석 방법 글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